복싱과 운동을 찐 사랑하는 닉NICK입니다. 한적한 어촌마을 러닝을 하고 싶어 거제 장승포항과 거제덴바스타료칸을 다녀왔습니다. 거제덴바스타료칸은 장승포항에 있어서 러닝 시작 장소로 좋았습니다. 거제덴바스타료칸은 일본 전통 숙박시설인 료칸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입니다. 저는 일본에 스키를 타러가면서 료칸을 자주 이용합니다. 한국에도 일본 전통 료칸이 있어 반가웠습니다. 그래서 러닝할 겸 료칸에서 호캉스할 겸 방문했습니다. 한마디로 일본 료칸만큼은 아니었지만 나름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아쉬운 점도 있더군요. 일반 블로그나 광고 믿고 가셨다가는 후회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이번 글에서는 거제덴바스타료칸을 제가 이용한 일본 료칸과 비교해 해부하고 거제덴바스타료칸 주변 러닝 코스와 장승포항을 알아보도록 할게요.
거제덴바스타료칸
거제덴바스타료칸은 ‘덴바스타’라는 한국 호텔 브랜드가 제공하는 일본 전통 료칸 호텔 서비스입니다. 덴바스타는 ‘Den basta’라는 스웨덴어로 ‘최고의’ 또는 ‘가장 좋은’이라는 의미입니다. 덴바스타 브랜드는 다양한 호텔을 운영 중인데 료칸 호텔은 거제와 경주 2곳에 있습니다. 거제덴바스타료칸은 2022년 개장했습니다. 객실은 2인 디럭스룸, 3인 프리미엄룸, 4인 스위트룸, 6인 펜트하우스, 풀빌라 객실로 구성됩니다. 전부 오션뷰로 장승포항 앞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 풀빌라 객실 빼고는 일본 료칸처럼 조식과 석식을 제공합니다.
일본 료칸
료칸은 일본 전통 숙박시설로 에도 시대(1603-1868)부터 이어져 온 일본의 숙박 형태입니다. 다다미 바닥, 좌식 의자, 온천, 일본 전통복장인 ‘유카타’, 일본 정식 코스 요리인 ‘가이세키’, 일본식 정원, 일본식 후톤 침구, 일본식 장식 등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고급 숙박 시설입니다. 가격은 료칸마다 다르지만 일반 호텔보다 1.5~2배 비쌉니다. 저는 일본 삿포로와 오타루 등 료칸에서 겨울 눈이 쌓인 정원을 바라보며 노천 온천을 즐기고 자신의 룸에서 가이세키 요리를 먹는 추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일본 료칸의 특성을 거제덴바스타료칸을 소개하며 구체적으로 말씀드릴게요.
거제덴바스타료칸 디럭스룸
저는 2인이어서 디럭스룸을 이용했습니다. 보통 일본 료칸의 룸 키는 전통 열쇠 또는 전통 장식물이 부착된 카드키입니다. 그러나 거제덴바스타료칸은 일반 카드키를 제공합니다. 일반 호텔에는 카드키를 보통 2장씩 주는데 한장만 주더군요. 일부 일본 료칸에서는 고객이 출입문을 들어서면 일단 로비 바로 옆 전통 찻집같은 곳으로 안내합니다. 여기서 차를 주면서 체크인을 돕습니다. 짐과 수화물은 맡겨놓으면 직원이 알아서 가져다줍니다. 그리고 직원은 고객을 에스코트해 룸까지 안내한 후 시설을 일일이 설명합니다. 거제덴바스타료칸은 그러한 서비스는 없습니다. 고객이 직접 짐을 들고 이동해야 합니다.
디럭스룸 현관
카드키를 대고 룸에 들어가면 우선 신발을 벗어놓는 현관이 있습니다. 일본 료칸에 따라 다르지만 일부 료칸은 로비에서 신발을 아예 벗고 들어가는 시설도 있습니다. 거제덴바스타료칸은 신발을 신고 이동하는 구조입니다. 현관에는 일본 전통 료칸처럼 고객이나 손님을 반기는 장식물이 있습니다. 거제덴바스타료칸에는 2개가 있습니다. 일본 특유의 미니멀리즘적 아름다움이 담겨 있습니다. 보통 이들 장식품은 일본 전통 장식물로 행운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조롱박 장식
나무 상자 위에 양 옆 나무 사이로 조롱박이 걸려있는 장식물입니다. 조롱박을 매달고 있는 긴 끈, 그리고 꽃 모양 부착물로 구성돼 있습니다. 걸이는 두 개의 수직 나무 막대와 하나의 수평 나무 막대로 이루어진 H자 형태의 구조를 가지고 있어 우아함과 균형을 자랑합니다. 특히 이 모양은 일본의 신성한 장소인 신사와 유사합니다. 또 장식물 주변 배경은 어둡게 처리되어 장식품에 시선이 집중되도록 합니다. 일본 문화에서 문 입구에 조롱박을 두는 것은 여러 가지 긍정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우선 혼인과 자손 번창을 의미합니다. 조롱박의 생김새가 남녀 합일을 의미하며, 강한 번식력을 상징하여 자손 번창을 기원하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예전에 일본 상류층은 신혼여행을 주로 료칸에서 했다고 합니다. 또 조롱박은 덩굴의 뻗어나가는 모양으로 장수를, 주렁주렁 달린 열매로 다산과 부를 상징합니다. 마지막으로 조롱박은 행운과 번영을 의미합니다.
일본 전통 고대 식물
이 장식품은 크고 작은 돌, 고대 잎사귀들로 구성된 예술적인 배열을 보여줍니다. 이 장식품은 식물이나 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녹조류, 양치식물 느낌이 듭니다. 이 장식품을 보니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 불명’이나 ‘원령공주’ 등에서 나오는 고대 식물들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이 식물들은 일본 전통 자연미를 반영합니다. 이 장식물 역시 일본 자연미를 담아 료칸의 고요하고 평화롭고 전통적인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료칸은 기본적으로 오모테나시(환대)의 정신을 중요시합니다. 로비나 룸 입구에 고객을 환영하는 것을 의미하는 장식품을 많이 비치합니다.
거제덴바스타료칸 거실
현관 장식물을 뒤로 한 채 히노키 나무로 만들어진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널찍한 거실이 나옵니다. 한눈에 히노키 객실이 들어옵니다. 거실, 침실 그리고 욕실 모두 히노키 나무로 조성돼 있습니다. 일반적인 벽 위에 히노키 나무를 촘촘히 세운 모양새입니다. 들어서면 특유의 히노키 나무 향이 느껴집니다. 거실 오른쪽에는 일본 료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좌식 탁자와 의자, 그 위에는 전통 차 세트가 있습니다. 또 좌식 탁자 위에는 일본식 장식물이 또 잇습니다. 거실 왼쪽에는 일본 전통 의상인 유타카, 전자렌지, 냉장고, 와인 잔과 컵 그리고 또 다른 장식물이 있습니다. 이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볼게요.
히노키
히노키는 많이 알지만 히노키 무엇인지 아는 분은 별로 없을 겁니다. 히노키는 일본에서 널리 사용되는 나무로 편백나무입니다. 그 특유의 향기와 아름다운 질감으로 인해 목욕탕 및 건축 재료로 인기가 있습니다. 일본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일본에서 ‘진짜’ 히노키 나무는 정말 비싸다고 합니다. 어쨌든 히노키 나무는 피톤치드를 발산해 스트레스와 긴장을 완화하고 공기를 정화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또 강력한 항균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아토피 등 피부 질환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좌식 탁자 의자
일본 료칸의 기본 시설입니다. 그러나 료칸마다 다릅니다. 제 경험으로 일본 오타루의 현대식 료칸의 경우 좌식 탁자나 의자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인근 다른 료칸의 경우 다다미 방에 좌식 탁자와 의자 차 세트가 있더군요. 어쨌든 좌식 탁자와 의자 차 세트는 서구 문화가 들어오기 전 일본 전통 문화입니다. 거제덴바스타료칸은 일본 전통 문화를 재현하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 일본 친구와 함께 료칸에 갔더니 짐도 풀기 전에 좌식 탁자에 앉아 차부터 한잔 마시더군요. 전통이라 합니다. 외국 호텔이나 리조트의 ‘웰컴 드링크'(Welcome Drink)라 이해하면 된답니다. 아쉬운 점은 커피, 과일차 두 종류만 있더군요. 커피의 경우 특정 브랜드는 아니며 덴바스타에서 직접 또는 OEM(주문 제작) 방식으로 블렌딩한 커피입니다. 과일차는 런던프룻 과일차 브랜드를 제공합니다. 차는 일본 전통 문화의 상징 중 하나인데 커피와 런던프룻 브랜드가 있어 허탈했습니다.
좌식 탁자 장식품
이 장식품은 일본 료칸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대자연을 정원에 담으려는 일본의 전통 미가 담겨 있습니다. 꽃병에는 섬세한 꽃 장식이 있습니다. 긴 줄기마다 붙은 잎사귀와 꽃은 일본 특유의 미니멀리즘이 적용돼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일본 료칸은 고요하고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차를 여유럽게 마실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유타카
거실 왼쪽에는 유타카가 걸려 있습니다. 남자용 여자용 두 벌입니다. 그 아래에는 일본 전통 나무 신발인 ‘게타’와 유타카 위 허리에 매는 ‘오비’가 있습니다. 유타카 뒤에 매는 리본도 있습니다. 색상이나 사이즈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로비에서 교환 가능합니다. 유카타는 일본 전통 여름 의상으로 원래는 목욕 후에 입는 속옷이었습니다. 유카타라는 명칭은 ‘유카타비라’라는 말에서 유래됐는데 이는 목욕한 후에 몸을 닦는 수건을 의미합니다. 무로마치 시대 말기에서 에도시대 초기에 이르러 일반인들도 유카타를 입기 시작했고, 메이지 시대 이후에는 외출복으로도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에는 유카타가 여름 축제나 불꽃놀이 때 많이 입는 전통 의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일본 료칸에서도 로비와 룸에 각각 유타카가 전시돼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료칸에 체크인 하는 순간부터 유타카를 입고 다닙니다. 저는 사실 여전히 어색합니다.
오니 장식물
유타카 바로 옆에는 다양한 편의 시설이 있습니다. 그중 맨 위에는 일본 문화를 상징하는 장식물이 있습니다. 이 장식물은 일본 료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니를 형상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니는 일본 민속 전설에 등장하는 괴물로, 주로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악역으로 그려집니다. 그러나 일본 료칸은 같은 전통적 공간에서 나오는 오니 장식물은 전설적 존재를 기리고 전통을 보여줍니다. 특히 오니는 때로는 액운을 막아주는 수호신으로 여겨져 긍정적인 의미로 장식물이기도 합니다.
중소기업 전자 제품
오니 장식물 아래로는 휴대용 호출벨, 전자렌지, 미니 냉장고, 전기 포트 등 편의 가전제품이 있습니다. 거제덴바스타료칸이 2022년 개장했다보니 객실 내 비치된 전자제품은 새 제품입니다. 주로 중소기업 제품입니다.
일본 료칸 호출벨 누리벨
휴대용 호출벨은 누리벨(Nuribell) 브랜드입니다. 정확한 명칭은 ‘무선차임벨’입니다. 2021년 중국에서 제조됐습니다. 호출벨은 주로 집안에서 환자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도움을 요청할 때 사용되며 식당에서 손님들이 점원을 호출할 때도 사용됩니다. 한국 호텔에서 호출벨을 잘 볼 수 없거나 객실 내 시스템에 통합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에서는 료칸을 이용하는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휴대용 호출벨을 비치합니다. 특히 온천을 하다 갑작스러운 비상 상황을 대비해 휴대용 호출벨을 필요합니다.
전자렌지 냉장고 전기 포트
전자렌지는 ‘쿠쿠’ 브랜드입니다. 2022년 6월 제조됐습니다. 쿠쿠는 밥솥은 유명하지만 전자렌지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입니다. 미니 냉장고는 한국 업체인 ‘윈텍’의 ‘Winsaf'(윈세프) 브랜드로 40L 용량입니다. 미니 냉장고의 경우 소음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저는 자취할 때 소음 때문에 냉장고를 던져 버리고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냉장고 안에는 500ml 생수 4개가 있습니다. ‘몽베스트’ 생수입니다. 생수의 경우 부족하면 로비에서 언제든지 더 가져올 수 있습니다. 전기 포트는 ‘MONO'(모노) 브랜드입니다. 이 브랜드의 제품들은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지향하며, 홈카페에 적합한 제품들을 많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삼성 공기청정기도 있습니다.
세면대 화장실
거실에 들어서면 오른쪽 뒤쪽에 세면대와 화장실이 있습니다. 변기에는 비대가 설치돼 있습니다. 일본 호텔이나 료칸에 가면 볼 수 있는 비데입니다. 변기 오른쪽 벽에 비데 기능이 있는 리모컨이 부착돼 있더군요. ‘큰 거’ ‘작은 거’ 구별돼 있습니다. 국내 업체인 ‘VOVO'(보보) 브랜드입니다. 보보는 삼성전자와 협업해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고, 국내 최초로 편백나무 공기청정기를 개발하는 등 여러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며 친환경 제조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왔습니다. 보보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IF 디자인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후톤 다다미 침실
화장실을 나와 거실 오른쪽에 침실이 있습니다. 침실 문을 여는 순간 창문 밖으로 장승포항 앞바다가 펼쳐집니다. 일본 전통 침구인 후톤이 다다미 바닥 위에 2개 깔려 있습니다.
후톤
후톤은 바닥에 바로 깔아 사용하는 침구를 의미합니다. 후톤의 경우 바닥에 깔아 사용하는 매트리스인 ‘시키후톤’, 시키후톤 위에 사용하는 시트 그리고 이불인 ‘가케후톤'(솜 이불)로 구성됩니다. 일본 전통 료칸에서는 수납장에 넣었다가 고객이 잠을 잘 때쯤 직원이 와서 깔아줍니다. 저는 후톤과 관련해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일본어를 잘 모르던 시절 일본에 처음 갔을 때 한 료칸에서 밤 10시가 되니 낯선 여성이 객실을 노크하더군요. 문을 열었더니, 그 여성이 다짜고짜 객실로 들어 와서는 이불을 깔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후톤이었습니다. 그 분은 놀란 저를 보더니 친절하게 영어로 설명해주셨습니다. 일본 문화를 잘 모르던 저는 괜히 이상한 상상을 했습니다. 거제덴바스타료칸의 경우 후톤으로 ‘구스초이’ 브랜드를 사용합니다.
다다미
너무나 잘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는 일본 문화 중 하나입니다. 다다미는 일본에서 사용되는 전통적인 바닥재를 말합니다. 다다미는 속에 짚을 5cm 두께로 고정시키고 위에 돗자리를 씌워 꿰맨 것으로 일본 전통 가옥에서 사용됩니다. 일본 집 구조를 보면 ‘방’이라는 말 대신에 ‘양실’ 또는 ‘화실’이라고 적혀져 있습니다. 바닥이 마루로 돼 있다면 양실, 다다미라면 화실로 불립니다. 다다미 한 장이라는 단위는 일본 전통 방의 면적을 재는 단위로 일본에서 ‘다다미 넉 장 반’이라고 하면 ‘이보다 더 작고 싸게 구할 수 없는 방’이란 뜻을 가진 관용어로도 사용됩니다. TV는 삼성 제품입니다.
히노키탕
료칸하면 역시 온천입니다. 일본 료칸은 주로 몸에 좋은 성분이 든 온천욕을 자랑합니다. 국내에서도 온천은 주로 ‘몸에 좋은 성분이 든 뜨거운 물’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거제덴바스타료칸은 그러한 온천은 아닙니다. 좋은 성분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뜨거운 물은 제공합니다. 대신 히노키탕입니다. 일본의 모든 료칸도 히노키탕은 아닙니다. 히노키탕은 일본의 전통적인 목욕 문화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앞서 설명드린 히노키 나무의 효능이 목욕 중 피부 미용, 살균 작용 등 다양한 이점을 제공합니다. 특히 히노키 나무의 향은 이완 효과를 주어 목욕 후에도 긴장을 풀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한방 입욕제
입욕제 안에는 월계수 잎, 예덕나무, 느릅나무 등이 들어있습니다. 월계수 잎은 독소와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 예덕나무는 통증 진정과 소염 효과를, 느릅나무는 피부 질환 개선과 혈관 건강에 각각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름보다는 겨울에 료칸을 이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밖에서 부는 찬바람과 히노끼탕의 따뜻함이 조화를 이뤄 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룹니다. 여기에 시원상큼한 샴페인 한잔이면 세상 부러울 게 없습니다. 거제덴바스타료칸에서도 히노키탕에 뜨거운 물을 받은 후 창문을 열고 샴페인을 한잔 마셨습니다.
거제덴바스타료칸 식사
거제덴바스타료칸은 일본 전통 료칸처럼 조식과 석식을 제공합니다. 일본 료칸마다 식사 제공 장소가 다릅니다. 일부는 료칸 내 레스토랑에서 식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렇지만 비싼 일부 료칸은 고객 룸으로 바로 가져다줍니다. 거제덴바스타료칸은 료칸 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제공합니다. 일본 료칸은 석식에는 가이세키 요리를 선보입니다. 거제덴바스타료칸에는 석식으로 해물장어찜, 한우 화로구이, 우동, 오이미역무침, 토마토 매실절임, 생연어후토마끼, 디저트인인 두부 모찌리도루가 나옵니다. 모든 음식이 한 상에 차려져 있어 사키즈케, 니모나완, 츠쿠리, 야키모노 그리고 디저트를 구별하기 힘든 게 아쉽습니다. 조식에는 주먹밥, 된장국, 오렌지, 단호박조림 중심으로 간단하게 나옵니다.
가이세키 요리
가이세키 요리는 일본의 전통적인 코스 요리로 다도회에서 차의 맛을 보다 허기를 달래는 음식이라는 의미였습니다. 그러나 현대에는 일본 료칸이나 고급 음식점의 고급 연회 상차림이라는 의미가 더해졌습니다. 가이세키 요리는 4단계 코스로 이뤄집니다. 첫 단계는 ‘사키즈케’입니다. 보통 술을 한 모금 마신 후 맨 먼저 먹는 요리로 채소 무침이나 나마스(잘게 자른 생선과 채소의 초무침) 등 산뜻한 맛의 요리가 주로 나옵니다. 두 번째 단계에는 ‘니모노완’으로 뚜껑이 있는 ‘완'(오목한 그릇)에 담겨 나오는 요리로 제철 생선과 채소, 닭고기 등을 넣은 맑은 국이 나옵니다. 세 번째에는 ‘츠쿠리’로 회를 뜬 생선 등, 마지막으로 ‘야키모노’에는 주 요리인 생선구이가 나옵니다. 최근에는 와규, 조개류, 새우 등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러닝코스
온천도 하고 식사도 했으면 당연히 운동도 해야죠. 아쉽게도 거제덴바스타료칸에는 피트니스센터가 없습니다. 그래서 장승포항을 달려보기로 했습니다. 거제덴바스타료칸은 장승포항에서 바다쪽으로 오른쪽 끝에 있는 망산 아래 있습니다. 따라서 거제덴바스타료칸을 시작 장소로 해서 장승포항 옥성관광유람선선착장까지 1.3km 구간을 달리기로 했습니다. 왕복 약 3km 입니다. 장승포항 둘레길로 보면 됩니다. 평지 구간이다 보니 코스가 심심합니다. 그래서 러닝 시작 전 망산에 올라갔습니다.
망산~장승포항
오전 6시에 러닝 시작했습니다. 완만한 오르막길이었습니다. 망산에 오르는 길에 전망대가 있더군요.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우연찮게 일출을 보게 됐습니다. 장승포항 밖에 정박 중인 대형 선박을 배경으로 떠오르는 해가 감동적이었습니다. 날씨 탓인지 바다 탓인지 해가 유난히 밝은 노란색으로 보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장승포항을 달렸습니다. 비린내가 계속 코 끝을 가지럽게 했습니다. 장승포항에는 외끌이어선, 오징어어선 등 주로 생선잡이 어선들이 이용하는 곳입니다. 러닝 내내 생소한 어선들이 많아서 심심하지 않았습니다. 장승포항은 어항 개선 사업을 통해 일부 구간이 공원으로 조성돼 있어 힘든 구간은 없습니다. 그냥 관광한다고 생각하시고 가볍게 달리시면 됩니다.
장승포항
장승포항은 개인적으로 정말 아름다운 항구라 생각합니다. 어선도 있고 여객선도 있고 그리고 오랜 세월 파도를 견뎌낸 대형 몽돌바위 절벽도 있습니다. 장승포항은 거제에서 최동단에 위치한 곳으로 부산과 장승포 간의 해상 교통의 요충지입니다. 그래서 거제도 인근 외도, 한려수도 등 해상 관광 유람선이 운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인기 있는 외도 유람선도 운행합니다. 운행은 요일, 연휴, 주말 그리고 계절별로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오전 9시30분에 운행을 시작해 1시간~1시간 30분 간격으로 운행합니다. 요금은 온라인 할인가로 성인과 청소년 2만 2000원, 소인 1만 5000원, 유아는 무료입니다.
외도 보타니아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외도 보타니아 정원입니다. 외도는 거제시 섬으로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습니다. 이 섬 전체가 외도 보타니아라는 정원과 수목원으로 가꾸어져 있습니다. 외도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 관광공사가 선정한 ‘2019-2020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곳으로 현재까지 수백만 명이 다녀간 관광지입니다. 입장료는 성인 1만 1000원, 중고등학생 8000원, 어린이 5000원 그리고 군인과 경찰은 8000원입니다.
송구영신 소망길
장승포항 옥성관광유람선선착장까지 러닝한 후 돌아가는 길에는 송구영신 소망길을 달렸습니다. 망산 둘레길로 보면 됩니다. 이 길은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 작전을 주제로 한 길입니다. 흥남철수작전의 배경과 과정 그리고 피난민들이 거제에서 정착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조형물과 벽화 등으로 표현한 곳입니다. 숲 속에 위치해 있습니다. 나무 데크로 꾸며져 있으며 이 길에서는 장승포항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평지 중심의 단조롭던 러닝 코스가 정말 즐거워졌습니다. 이 길을 따라가면 하늘카페가 있는 마을회관이 나옵니다. 그리고 조금만 올라가면 거제덴바스타료칸입니다.
결론
지금까지 거제덴바스타료칸과 거제 장승포항 러닝 코스를 알아봤습니다. 거제덴바스타료칸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장점도 많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히노키탕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으며 옷을 제대로 걸 수 있는 옷걸이도 없습니다. 그리고 곳곳에 마감이 부실한 부분이 있습니다. 서비스 부분은 딱 3성급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이색적인 일본 료칸 문화를 즐기고 바다를 보며 온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을 모두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장승포항 러닝은 덤입니다. 앞서 포스팅한 달리기 글을 참조하셔서 거제덴바스타료칸에서 호캉스도 즐기고 러닝도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