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과 운동을 찐 사랑하는 닉NICK입니다. 복싱체급표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체급표 자체가 복잡하게 나눠져 있는 데다 아마추어의 경우 국제복싱협회나 지역 단체에 따라 조금 다르더군요. 그리고 플라이급. 밴텀급 등 체급 이름이 어떻게 붙여졌는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라이트 웰터급입니다. 웰터가 무슨 뜻인지 라이트는 왜 붙었는지 참 궁금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프로와 아마추어 복싱체급표를 정확하게 알아보고 복싱체급표 의미와 유래와 대해 공유할게요.
복싱체급표
복싱 경기에서 기술, 체력, 정신력, 경험, 전술, 운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하겠지만 그중 체격도 큰 변수로 작용합니다. 저는 라이트 웰터급인데 시합 전에 라이트 헤비급 선수와 스파링 연습을 처음으로 한 적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피드는 체급이 낮은 제가 더 빠르지만 상대 선수의 펀치 하나하나에는 강력한 기가 느껴질 정도로 펀치 파워가 엄청납니다. 펀치가 빗나가도 펀치에 실린 기 때문에 제 몸이 휘청거릴 정도였습니다. 팔 가드로 펀치를 막아도 몸 전체가 몇 발자국 뒤로 밀릴 정도였습니다. 펀치를 몇 대 때려도 별다른 타격도 없었습니다. 그 위협적 분위기에 저는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1라운드 정도 하고 나니 다리에 힘을 풀렸습니다. 가드를 했던 팔도 떨렸습니다. 극도의 긴장감에 이미 경기는 진 셈이었습니다. 실제 시합에서 KO를 많이 당했습니다.
복싱 체급
그래서 복싱 등 격투 경기에서 몸무게에 따라 체급을 정했습니다. 기술, 체력, 정신력, 경험, 전술 등 다양한 요인이 있었을 텐데 왜 몸무게로 정했을까요? 그만큼 몸무게 체격이 복싱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요인보다 커다는 게 경험으로 증명된 셈이죠. 일반적으로 체격이 좋으면 체격이 좋은 선수는 일반적으로 근육량이 많아 더 강력한 펀치를 날릴 수 있습니다. 또한, 근육량이 많으면 더 많은 에너지를 생성하고 지구력을 유지할 수 있어 장기전에서도 유리합니다. 또 체격이 좋으면 일반적으로 팔과 다리가 길면 상대를 더 쉽게 공격할 수 있으며, 더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 있어 상대가 공격하기 어려워집니다. 무엇보다 자신 체구를 활용하여 상대를 압박하거나 밀어붙일 수 있습니다. 또 외모적으로도 더 위협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체급별로 경기를 진행하면 복서들이 더 공정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습니다
세계 4대 복싱기구
WBO, WBA, WBC, IBF를 세계 4대 복싱기구라 합니다. 복싱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WBO 세계 챔피언, WBA 세계 챔피언이라는 말을 한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이들의 체급표를 알아보기 전에 4대 복싱기구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죠. WBO는 세계복싱기구로 1988년 루이스 바티스타 살라스에 의해 설립됐습니다. 현재 17개의 체급에서 세계 챔피언을 인정하고 있으며, 남성 및 여성 부서 모두에서 경기를 개최합니다. WBA는 가장 역사가 오래된 프로복싱 기구로, 1921년에 창설됐습니다. 현재 17개의 체급에서 세계 챔피언을 인정하고 있으며, 남성 및 여성 부서 모두에서 경기를 개최합니다. WBC는 세계복싱평의회로 1963년에 설립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IBF는 국제복싱협회로 1983년 미국에서 설립되었습니다.
세계 4대 기구 복싱체급표
전통적으로 플라이, 밴텀, 페더, 라이트, 웰터, 미들, 라이트 헤비, 헤비 등 8개 체급으로 분류합니다. 여기서 세월이 지나면서 좀 더 세분화돼 현재 17개 체급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세계 4대 복싱기구의 복싱체급표는 동일합니다. 그리고 프로 체급은 아마추어 체급과 차이가 있습니다. 미니멈급 47.62kg 이하, 라이트 플라이급 48.98kg 이하, 플라이급 50.80kg 이하, 슈퍼 플라이급 52.16kg 이하, 밴텀급 53.52kg 이하, 슈퍼 밴텀급 55.34kg 이하, 페더급 57.15kg 이하, 슈퍼 페더급 58.97kg 이하, 라이트급 61.23kg 이하, 슈퍼 라이트급 63.50kg 이하, 웰터급 66.68kg 이하, 슈퍼 웰터급 69.85kg 이하, 미들급 72.57kg 이하, 슈퍼 미들급 76.20kg 이하, 라이트 헤비급 79.38kg 이하, 크루저급 90.72kg 이하, 헤비급 90.72kg 이상입니다. 근데 각 체급표 체중 끝을 보니 100g 단위까지 나와 있어 놀랐죠? 원래 복싱 체급표는 파운드 기준입니다. 파운드를 kg으로 변환하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점 참조하세요.
아마추어 복싱체급표
이마추어 복싱체급표는 기본적으로 국제복싱협회(AIBA)의 체급표를 기준으로 합니다. AIBA는 아마추어 복싱을 관장하는 국제적인 스포츠 행정 기구입니다. 1946년에 설립되었으며, 본래는 스위스 로잔에 본부를 두고 있었습니다. 올림픽, 세계 아마추어 복싱 선수권 대회 등 아마추어 시합을 운영합니다. 그러나 재정 문제와 부정 의혹 등 문제로 2023년 6월 현재 국제 올림픽 위원회 (IOC)로부터 승인을 철회당한 상태입니다. AIBA의 아마추어 복싱체급표는 라이트 플라이급 46~49kg, 플라이급 52kg 이하, 밴텀급 56kg 이하, 라이트급 60kg 이하, 라이트 웰터급 64kg 이하, 웰터급 69kg 이하, 라이트 미들급 75kg 이하, 미들급 81kg 이하, 라이트 헤비급 91kg 이하, 헤비급 91kg 이상입니다. 남자 체급표 기준입니다. 저는 아마추어 시합을 나갈 때 AIBA 기준으로 감량했습니다. 라이트 웰터급이 64kg 이하 이니 보통 시합 때 63.5~64kg으로 아슬아슬하게 통과합니다.
대한복싱협회 복싱체급표
그런데 흥미로운 게 최근 대한복싱협회 주관으로 2024년 6월 전국 복싱 우승권 대회를 실시하는데 체급표가 AIBA와 차이가 잇더군요. 남자의 경우 미니멈급 46~48kg, 플라이급 48~51, 밴텀급 51~54, 페더급 54~57, 라이트급 57~60, 라이트 웰터급 60~63.5, 웰터급 63.5~67, 라이트 미들급 67~71, 미들급 71~75, 라이트 헤비급 75~80, 크루저급 80~86, 헤비급 86~92 슈퍼 헤비급 92kg 이상입니다. 제 체급인 라이트 웰터급으로 보니 63.5kg 이하 이네요. AIBA 기준으로 했다면 시합 못 나갈 수도 있겠네요. 왜 다른지 궁금해서 알아봤더니 일반적으로 국제적인 감독 기관인 AIBA의 복싱체급표를 모든 지역이나 협회가 따를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또 지역이나 협회별로 선수층이나 특성이 달라서 AIBA 기준으로 하되 조금씩 다르게 한다고 설명하더군요.
복싱체급표 이름 유래
복싱체급표를 유심히 바라보면 체급 이름이 생소합니다. 헤비급은 ‘무거운’이니 ‘아 체중이 많이 나가는 체급이구나’라고 짐작이 갑니다. 라이트 헤비급은 라이트의 의미가 ‘가벼운’이란 뜻이나 ‘가벼운 헤비급’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플라이급, 밴텀급, 웰터급 등은 선뜻 이해가 쉽지 않습니다. 체육관 관장님, 복싱 체육관 선배 등에게 물어봐도 모르더군요. 그냥 ‘플라이급이라 부른다’, ‘그냥 밴텀급이라 한다’만 반복하더군요. 단어 자체가 만들어지면 그냥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왜 체급에 그런 단어가 붙었는지 궁금해서 알아봤습니다. 일부 체급의 경우 그 의미와 만들어진 이유에 재미있는 사연이 있더군요.
미니멈급
가장 가벼운 체급인 미니멈급은 1980년대에 도입됐습니다. 미니멈은 영문으로 ‘Minimum’인데요 ‘최소’ 또는 ‘가장 작은 양’을 의미합니다. 특정 범위나 집합에서 가장 작은 값을 찾는 데 사용됩니다. 그러니 가장 체중이 낮은 체급이란 뜻입니다. 플라이급보다 낮습니다. 미니멈급이 생기기 전에는 8개 체급 체제였는데 IBF와 WBO라는 신진 복싱기구가 인기를 얻고 체급을 세분화하면서 17체급으로 확대됐습니다. 미니멈급은 1986년에 IBF는 경량급이 강세였던 아시아와 중남미권을 겨냥해 인지도를 높일 목적으로 한계체중 47.6kg 이하의 미니플라이급을 신설했습니다. 다시 말해 당시 가장 낮은 체급이었던 플라이급의 미니플라이급이 미니멈급입니다. 이 체급은 초기에는 중남미권 국가들의 외면 속에 상대적으로 체격이 작았던 아시아 선수만의 각축장이 됐습니다.
플라이급
플라이는 ‘날아갈 정도로 가볍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8개 체급 중 플라이급은 체중이 가벼운 선수들이 경기하는 체급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미니멈급이 생기기 전에는요. 제 생각에는 ‘파리만큼 가볍다’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 플라이에는 파리라는 의미가 있거든요. 그리고 플라이급 바로 위 밴텀급하고도 관련이 있습니다. 바로 다음 설명드릴게요. 플라이급은 복싱의 전통적인 8개 체급 중 마지막으로 설립되었습니다. 1909년 이전에는 페더급 이하의 모든 복서를 밴텀급으로 간주했습니다. 그러나 1911년에 영국복싱관리 위원회가 플라이급 경기를 처음으로 벌였습니다. 복싱 선수인 지미 와일드는 영국과 미국에서 플라이급 챔피언을 인정 받은 첫 복서였습니다.
밴텀급
밴텀’은 ‘작은 닭’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작은 닭이지만 사실은 작고 공격적인 성격을 가진 ‘Bantam’ 닭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 체급은 1890년에 설립되었으며, 이는 복싱의 전통적인 8개 체급 중 하나입니다. ‘닭싸움’을 실제 보니 빠르고 날카롭고 무섭긴 하더군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노우에 나오야 선수가 밴텀급 복서로서 전세계를 휘어 잡았습니다.
페더급
제일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페더급입니다. 밴텀은 ‘작은 닭’이라는 의미인데 페더는 ‘깃털’이라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깃철이 밴텀급보다 더 가벼운 거 같은데 왜 밴텀급이 페더급보다 더 낮은 체급일까요? 페더급의 페더는 ‘깃털처럼 부드럽고 민첩하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밴텀급보다는 무게가 조금 더 나가는 편이니 깃털처럼 가벼운면서 우아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듯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전설인 김연아 선수가 일본의 피겨 스케이팅 전설이자 라이벌인 아사다 마오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지만 더 아름다웠던 이유는 아마 우아함 덕분일거라 생각합니다. 밴텀급과 페더급의 차이도 그 차이 아닐까요? 어쨌든 페더급은 1860년에 설립되었습니다.
라이트급
복싱에서 ‘Lightweight’ 체급은 19세기 초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라이트는 영어에서 ‘가벼운 무게’를 의미하는 단어로, 이 체급의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체중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냅니다. 라이트라는 용어는 라이트급에 사용되지만 라이트 헤비급, 라이트 웰터급 등 다른 체급에도 ‘가볍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웰터급
웰터는 1831년에 처음 사용되었으며, ‘무거운 기수’를 의미하는 ‘welter’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웰터란 의미는 15세기에 사용되었던 ‘welt’에서 파생되었는데, ‘welt’는 ‘심하게 때리다’를 의미합니다. 정말 무섭네요. 심하게 때리는 체급이네요.
미들급
미들은 단어 그대로 ‘보통 무게’를 의미합니다. 복싱 체급표가 서양인 기준으로 마련됐으니 미들급이라 하더라도 동양인 미들보다는 체중이 많이 나가겠죠. 미들급이 1890년대에 생겼으니 이 당시 서양인들인 중간이 72kg 쯤 됐겠네요. 와우. 1890년대 동양인들이 72kg 정도였다면 거의 헤비급이었겠네요.
크루저급
크루저급이라는 이름은 영어에서 ‘순항’을 의미하는 단어로, 이 체급의 선수들이 라이트헤비급과 헤비급 사이에서 ‘순항’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1980년에 도입된 크루저급은 라이트 헤비급과 헤비급 사이의 체중 차이가 너무 커서, 체중이 큰 라이트 헤비급 선수들과 체중이 작은 헤비급 선수들 사이에 불공정한 경기가 이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가장 애매한 체급인 듯합니다. 굳이 크루저급을 만들어야했을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실은 복싱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체급이 라이트 헤비급이나 헤비급입니다. 인기가 있다는 것은 돈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헤비급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보다 세분화했습니다.
결론
지금까지 복싱체급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사실 정말 선수들이 체급 맞추기가 힘듭니다. 선수들에게 악몽의 단어인 ‘감량’이 떠오를 겁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같은 체중으로 경기하면 신체적 우월함이 없으니 감량을 통해 체급을 낮춥니다. 감량도 몸에 안 좋지만 체중 역시 복싱 등 격투 경기에서 선수들의 안전과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선수 스스로 제어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특히 복싱을 시작하는 일반인도 자신 몸에 맞는 체급을 선택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