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KO 기절하면 별 00개 보임?

복싱 KO 기절 별 보임?
KO 당하는 모습.

“HI, I am back”<안녕, 내가 돌아왔어>. 아마추어 복싱 선수이자 운동을 찐 사랑하는 전문직 직장인 ‘닉Nick’입니다. 복싱을 한다고 하니, 주변 분들이 가장 먼저 물어보는 질문이 “펀치 맞거나 다운 당하면 어떤 기분이냐?”이더군요. 아마도 일상에서 펀치를 맞을 일이 없어서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아니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펀치를 수십 차례 맞고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여 주인공을 반드시 지키는 모습을 보며 “진짜 저렇게 맞아도 괜찮은 거야?” 의심합니다. 영화나 드라마는 역시 영화나 드라마인 모양입니다. 저는 복싱 시합이나 스파링에서 펀치를 제대로 맞고 다운이나 실신 KO를 당하는 등 아픈 경험이 많습니다. 펀치를 맞아 기절할 정도로 다운 당하거나 쓰러졌을 때 어떤 장면들이 연출 되는지 지금부터 제 사례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KO

KO는 복싱 규칙에서 ‘녹아웃’으로 불립니다. KO에 해당하는 조건은 다양합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KO 조건은 펀치를 맞은 선수가 링 바닥에 쓰러진 후 10초 이내에 경기를 계속 할 수 없을 경우입니다. 또 한 라운드에서 펀치에 의해 다운을 3번 당해도 KO에 해당됩니다. 다운은 펀치에 의해 발바닥 이외 다른 신체 부분이 링 바닥에 닿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상대 선수 펀치를 맞고 10초 동안 일어나지 못했거나 다운을 당하면 펀치 강도가 얼마나 셌을까요? 그리고 맞은 사람은 또 얼마나 아팠겠습니까? 프로 선수 펀치 속도는 평균 시속 40~50km입니다. 시속 40~50km 속도로 달리는 승용차에 치여 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12주 중상을 당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러한 충격을 경기 내내 견뎌내다 결국 KO를 당하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소리가 들리는지, 보이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많더군요.

KO 기절 별 보임?

KO 되면 가장 먼저 듣는 질문은 “얼마나 아프냐?”가 아니라 “별은 보이나?”입니다. 왜 하필 별일까요? 아마도 고전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 영향일 듯합니다. 톰은 고양이이지만 생쥐인 제리에게 늘 당합니다. 톰은 제리 계략에 의해 충격을 받을 때마다 톰 머리 위에는 작은 별 5~6개가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저의 경우에는 KO 당하는 순간 소형 자동차 크기 만한 별이 머리 위로 치솟았습니다. 작은 폭죽이 하늘로 올라가 ‘펑’ 터진 후 커다랗게 하늘을 수놓는 것처럼요. 그와 동시에 깊은 동굴의 적막감이 쓰나미처럼 몰려옵니다. 당시 경기장에는 200여 명이 “00체육관 누구 누구 파이팅” 등 고래 고래 고함을 지르며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KO 당한 저는 아무런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마치 이슬 한 방울이라도 떨어지면 풍비박산 날 정도의 고요한 아침 분위기였죠.

복싱 심판 손가락 카운트

KO 당한 후 정신을 차리니 심판이 목에 핏줄이 보일 정도로 입을 크게 벌리면서 손가락으로 카운트를 세고 있더군요. 또 관중들은 처참한 교통사고 현장을 본 표정처럼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기억나는 건, 저와 정말 친한 ‘악마 친구’들은 쌤통이라며 웃고 있는 표정이더군요. 심판 입에서 나오는 침으로 세수를 할 정도였습니다. 그때야 알았습니다. 복싱 시합에서 선수가 KO나 다운을 당하면 심판이 “원, 투, 쓰리…” 목소리를 높이며 손가락으로 숫자를 보여주는 이유를요. KO나 다운을 당하면 소리가 들리지 않을 수 있으나 선수가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손가락 카운트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8까지 카운트가 진행된 후 주변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다시 경기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경기 재개 직후 다시 라이트(오른손) 훅을 맞고 쓰러졌습니다만.

KO 고통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KO 당시에는 아프지 않습니다. 시속 40~50km 주먹을 맞으면 당연히 아플 거라 생각할 수 있죠. 그러나 저 뿐 아니라 다른 선수도 KO 당하는 순간에는 “별로 아프지 않았다”고 대답합니다. 여러 의학 자료를 찾아본 결과, 원인은 뇌에 있는 듯합니다. 뇌가 큰 충격을 받자 신경계에 혼란이 생기면서 잠시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KO 당한 당시 상황입니다. 경기가 끝나고 신경계가 제대로 작동을 하기 시작하면 무척 고통스럽습니다. 안 아픈 곳이 없습니다. 시합에 집중하느라 느끼지 못했던 고통이 여름철 폭우가 쏟아지듯 온 몸을 강타합니다. 저는 시합 후 얼굴에 붕대를 칭칭 감고 의료 밴드를 붙인 채 미이라 모습으로 출근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릅니다. 입술이 터져서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해 병원에 링거 수액 맞으러 가기도 했습니다.

KO 주먹 맞는 순간 기억?

한마디로 말하자면 기억 안 납니다. 잠시 기절했다고 보면 됩니다. 저도 KO 주먹 맞는 순간을 경기를 지켜본 지인들에게서 들었습니다. 한 예로 11년 전 나갔던 아마추어 시합에서 KO 당했을 때였습니다. 저는 분명 라이트 훅 한 방을 맞은 줄 알았습니다. 시합을 본 지인은 라이트 훅 두 방을 맞았다고 하더군요. 처음 맞은 후 저의 표정이 일그러지고 다리가 풀리더니 두 번째 훅에 그대로 맛이 갔다고 하더군요. 선수마다 다르겠지만, 저와 함께 운동하는 다른 선수들도 KO 당하는 순간에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큰 충격을 받으면 순간 뇌에 에러가 생기는 건 비슷한 모양입니다.

역사상 전설적인 KO

제가 당한 KO는 역대 전설적 선수의 KO에 비하면 새 발의 피입니다. 위대한 선수들도 시합을 하다 KO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링 위의 전사로 불립니다. 알리, 포먼, 타이슨, 파퀴아오 등 지나가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위대한 선수들의 시합은 연출이 불가능한 명장면을 만들었습니다. 한편의 예술 작품을 보는 듯 했습니다. 경기를 보는 내내 이들의 천재성, 정확성, 체력 그리고 열정까지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습니다. 이제부터 이들이 만들어낸 기적적 KO 시합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1. 무하마드 알리 대 조지 포먼

1974년 헤비급 챔피언 포먼은 강력한 라이트 스트레이트와 혹을 꽂아 넣습니다. 아마 알리가 이에 정면으로 도전했다면 그날 시합은 포먼의 승리로 끝났을 겁니다. 하지만 알리는 똑똑했습니다. 알리는 경기 초반에 로프에 등을 기대고 포먼의 강한 공격을 피하고 막아내며 체력을 비축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포먼이 피곤해 가드가 내려온다는 점을 간파하고 오른쪽 훅을 마구 날렸습니다. 포먼은 그대로 캔버스 위에 쓰러졌습니다.

2. 코랄레스 대 카스티요

영화 ‘로키’를 떠올리는 시합으로 유명합니다. 코랄레스와 카스티요의 시합은 2005년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에서 벌어졌습니다. 이들 모두 라이트급 세계 타이틀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경기 초반부터 챔피언의 치열하고 강력한 펀치를 선보였습니다. 코랄레스는 9라운드에서 2번의 다운을 당해 패배의 그림자가 짙어졌습니다. 10라운드에 복싱 역사상 가장 화려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코랄레스는 밧줄에 기대 주먹을 피하던 카스티요에 연타를 퍼부었습니다. 심판이 시합을 중단하고서야 코랄레스의 펀치는 멈췄습니다.

3. 헤글러 대 헌스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해글러가 3라운드에서 KO로 승리를 거둡니다. 이 경기는 역대 최고의 KO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힘과 스피드를 앞세운 해글러는 1라운드부터 저돌적으로 전진 공격을 합니다. 이에 반해 헌스는 초반 링을 넓게 사용하며 헤글러의 공격을 피하는 데 집중합니다. 당시 저는 헤글러 펀치를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헌스의 몸에 제대로 적중시키지도 못했는데 그 기에 밀려 헌스가 뒤로 주춤하는 상황이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저도 첫 복싱 시합에서 가장 놀랐던 게 주먹 기운이 느껴진다는 거였습니다. 주먹을 맞지 않고 피해도 주먹 기운에 놀란 적이 많았습니다. 마치 애니메이션이나 중국 무술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풍’처럼요.

4. 레너드 대 헌스

레너드와 헌스는 1980년대 링을 풍미했던 미들급 ‘4대 천왕’으로 유명했습니다. 4대 천왕은 로베르트 두란, 헌스, 레너드 그리고 헤글러였습니다. 레너드는 저돌적으로 전진 압박을 했습니다. 레너드의 큼직한 오른손 훅이 헌스의 안면 앞을 지나가자 헌스가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스친 것 같았지만 이후 헌스의 다리가 풀리고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레너드가 연이은 공격을 퍼부어 KO를 만들어냅니다.

5. 타이슨 대 스핑크스

단 91초만에 타이슨은 스핑크스를 무너뜨렸습니다. 타이슨은 복싱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선수입니다. 당시 챔피언이었던 타이슨은 경기가 시작하자 마자 거침없는 연타로 공격을 펼쳤습니다. 타이슨은 상대 선수에 비해 키는 작지만 더킹과 위빙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결정적 순간에 강력한 펀치를 꽂는 모습은 정말 대단합니다. 복싱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이 시합은 반드시 봐야할 명경기로 보입니다.

6. 앤드류 몰로니 대 나카타니

제가 일본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복싱에서만큼은 예외입니다. 일본은 세계 챔피언 못지 않은 유능한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배출합니다.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아니 이미 쇠락한 한국 복싱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나카타니도 세계 복싱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선수 중 한 명입니다. 두 선수 이날 시합에서 12라운드 내내 자신의 실력과 집념을 보여줬습니다. 나카타니는 잽을 날린 후 몰로니 오른쪽 안면에 왼쪽 훅을 꽂아 넣습니다. 나카타니가 오른쪽으로 더킹 후 왼쪽 훅을 준비하는 순간 몰로니도 왼손으로 견제했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이건 연습의 결과입니다. 연습한 몸이 기억한 겁니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빼놓을 수 없는 순간들

아시아 필리핀이 낳은 전설적인 복서 파퀴아오가 이제 등장합니다. 말이 따로 필요가 없습니다. 매 시합마다 복싱 기술의 향연을 보여줍니다. 2009년 리키 해튼을 상대로 날린 벼락같은 펀치는 화려한 KO의 결정체를 보여줍니다. 앞서 마르케스와의 시합도 기억에 남는 시합니다. 또 2001년 코스티아 쯔유와 자브 유다의 경기는 폭발적인 힘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입니다. 또 1965년 열린 알리와 리스턴의 시합에서 알리는 7라운드에 리스턴을 KO시켰습니다. 이 시합은 알리의 전설적인 경기 중 하나입니다.

사망 사고

복싱은 흥미진진한 만큼 위험합니다. 링 위에서 두 선수가 목숨을 걸고 시합하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가끔씩 경기 후 숨지는 사고도 발생합니다. 1867년 이후 최고 17명의 프로 복서가 시합 직후 숨졌습니다. 국내에서도 김득구 선수가 1982년 미국에서 시합을 한 후 숨졌습니다. 흥미삼아 KO를 알아봤지만 사실 선수들은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경험을 합니다. 이들의 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결론

지금까지 복싱 KO 당하면 어떤 상황이 연출되는지를 알아봤습니다. 복싱이 쉽지 않고 험한 운동인 만큼 KO 당했을 때 물리적 고통이 큽니다. 그러니 훈련할 때에는 헤드기어 등 보호용품 꼭 착용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통은 시합에서 죽기 살기로 할 때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시합에 나가지 않는다면 굳이 고통을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복싱은 치고 때리고 피하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링 위에 오르기 위해 이뤄지는 운동은 모든 운동의 기초이며 특히 바쁜 직장인에게는 시간 대비 큰 효과를 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줄넘기, 인터벌 러닝이나 로드워크, 스쿼트, 턱걸이 등입니다. 앞으로 저의 운동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운동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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